인천공항 맛집 / 제일제면소] 공항에서 평양냉면이라.....
코라나 사태 이전, 겨울이었다.
해외에서 바이어가 오기로 한 날이라, 업무를 빨리 마치고
인천공항으로 갔다. 여유 있게 주차하고 저녁을 먹을 요량이었다.
인천 공항에서 딱히 먹을 곳이 없거나, 남는 시간은 많은데 좀 더 제대로 된 식사를 하고 싶다면
10분 정도 걸어서 공항 철도 방향으로 걷다 보면, 철도 메인 로비가 나온다.
인천 공항 여객 터미널과는 다른 식당들이 배치되어 있어서 식당 선택지가 넓어진다.
물론 여객 터미널보다 한적하고 여유롭다.
그날은 제일제면소의 평양냉면을 먹고 싶었다.
무인 주문기에 주문을 하면, 진동벨이 밑으로 툭 떨어진다.
자리에 앉으며 주방을 살피니, 유압 제면기는 없고
끓는 물에 봉지에서 뜯은 면을 넣는다.
우동 전문점에서 사용하는 여러 개의 면을 건지는 망이 끓는 물에 담겨 있는 기계를 사용한다.
주문은 평양냉면 9800원, 간장밥과 닭튀김 2개 (3천 원 추가)
12,800원 한 상 차림이 나왔다.
인천 공항내의 식당 가격에 비하면, 무난하다.
간장 반숙란은 가쓰오 부시 향이 난다.
닭튀김은 맛이 없었다.
다음에는 이 사이드 메뉴를 시키지 말아야지.
양지살 두 점, 절여서 꽉 짜낸 오이, 무 절임.
육수부터 먹어 본다.
슴슴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자극적이지도 않다.
고기는 딱딱했지만, 육향은 좋다.
면은 메밀향이 제법 난다.
평양냉면 잘하는 집에서 느껴지는 면의 식감을 잘 흉내 냈다.
유압 제면기로 뽑아내지 못하니, 뚝뚝 끊어지는 식감을 만들기 위해
덜 익은 듯한 오독오독한 느낌을 만들어 냈다.
찰기도 약간 있고, 메밀향도 약간 나고, 살짝 끊기는 느낌도 냈다.
제일제면이라는 타이틀을 달았으니, 면에 고심한 흔적이 보이기는 하는데.
서울식 냉면도 아니고, 잘 말아낸 고깃집 냉면도 아니고,
모두의 입맛을 맞추려고 노력한 냉면이다.
모두에게 친절한 사람은 매력이 없지.
매력이 없다는 건 개인적인 생각일 뿐.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국적의 손님이 드나드는 인천 공항이라는 위치에서
한국 전통의 냉면 맛과 대중의 입맛, 두 가지 모두를 적당히 만족시키는 냉면이다.
이 포스팅은 제 지갑과 함께 합니다.